등산을 다니면서 설제 참석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는 형님의 권유로 이번 시산제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2월 22일 일요일, 강화도 마니산 함허동천 야영장에서 진행된 행사였습니다. 설제라는 이름이 낯설 수 있는데 산악인들에게는 한 해를 시작하면서 안전을 기원하는 행사 입니다.
설제, 시산제란 무엇인가
시산제는 산악인들이 매년 연초에 지내는 산신제입니다. 한 해의 첫 산행을 시작하기 앞서 산신께 고하는 의례로 새해의 첫 제를 올린다는 의미에서 설제라고도 부릅니다. 단순한 기원의 자리가 아니라 소속 단체의 무사안일과 단합, 한 해의 안전산행을 기원하고 회원들 간의 결속을 다지는 자리입니다.
이 전통은 우리 민족의 오랜 산악신앙에서 비롯됐습니다. 예로부터 산은 하늘의 신이 강림하는 신성한 곳으로 여겨졌고, 그 경외와 감사의 마음이 오늘날 산악인들의 시산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대문역사공원에서 집결, 강화도로 출발
이른 아침 시간 동대문역사공원에 모였습니다. 8시까지 집결이라고 해서 갔더니 실제 출발은 9시였습니다. 산악인들의 시간 감각이란. 버스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탑승인원 확인하고, 짐응 버스 아래 짐칸 좌석위 등등에 잘 넣고~ 버스안에 비치된 믹스커피 한잔씩 들고 탑승완료! 한 시간 반 정도 달려 마니산 입구에 도착했고 다 같이 모여 가볍게 몸을 풀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마니산은 어떤 산인가
마니산은 인천광역시 강화군에 위치한 강화도 최고봉으로 해발 472m입니다. 땅의 머리라는 뜻에서 머리산, 마리산으로도 불립니다.
가장 특별한 것은 정상의 참성단입니다. 사적 제136호로 지정된 이곳은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올리기 위해 쌓은 제단으로 1,000년이 넘도록 이어온 제천의 성지입니다. 매년 전국체육대회 성화가 이곳에서 채화되고 개천절에는 개천대제가 성대히 거행되는 민족의 영산이기도 합니다. 또한 백두산과 한라산의 정중앙에 위치한다고 전해져 예로부터 한반도의 정기가 모이는 곳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산행이 진행되는 동안 나와 일행은 작업으로
회원들이 산행을 하는 동안 역활을 분담해서 , 짐을 옮기고, 음식나르고, 설제에 올릴 차례상을 준비하고, 가맹단체 깃발들도 달고, 진행준비하고..등등 각자의 역할을 맡아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그래도 분위기가 서로서로 도와가면서 준비하는 모습이어서 군말없이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설제 장소에 가맹단체 깃발들을 설치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바람이 불어 깃발이 뒤집어지거나 오래되거나 바뀐 깃발들을 교체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행사 뒤에 이런 디테일한 준비들이 있다는 걸 직접 보니 더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설제 시작

산행을 마친 회원들이 함허동천 야영장으로 모이고 설제가 시작됐습니다. 가맹단체 대표 및 임원진,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 해의 안녕과 무사안전, 연맹의 발전을 간절히 기원했습니다. 제를 올리는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같은 마음,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정성을 다했습니다. 평소에는 각자의 산악회에서 활동하던 분들이 이 순간만큼은 하나로 모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가만히 서있자니 쌀쌀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마니산에서 시산제를 많이 지내는 이유
수천 년을 이어온 제천의 땅인 데다 국가가 공인한 민족 성지라는 상징성, 그리고 정상 아래 함허동천 야영장이 자리해 행사 진행이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드리는 기원은 산악인들에게 더욱 각별하게 느껴집니다. 매년 많은 산악회에서 무사 안녕을 기하기위해 이 곳을 실제로 많이 찾아옵니다. 당일날에도 다른 산악회 2~3군데에서 이미 설제를 지내고 있거나 이미 완료하고 하산하는 모습을 볼 수있었습니다.
마치며
서울시산악연맹 설제에 처음 참여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해의 시작을 함께 기원하는 이 전통이 오래오래 이어졌으면 합니다. 2026년 한 해도 모든 산악인들의 안전하고 건강한 산행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