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자주 다니지는 못하지만 가끔 암벽등반을 위해서 가는 도봉산 선인봉..선인봉은 제가 자주 찾는 암장입니다. 1937년 초등반 이후 6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곳으로, 국내 클라이머라면 한 번쯤 거쳐가는 암장이에요. 높이 약 200m, 폭 500m의 화강암벽에 40여 개 루트가 열려 있습니다.(대충 이렇지만 루트는 지금도 개보수를 통하여 조금씩 바뀌는?)
흔히 인수봉과 선인봉을 가지고 인수파, 선인파 로 등반가들 사이에서는 나뉩니다. 이유는 뭐 바위랑 잘 맞고, 암질의 형태나 봉의 솟음이 자기 스타일에 따른 거라고밖에는 딱히 해석이..ㅎㅎ 일단 인수봉이랑 선인봉은 암질이 완전히 다릅니다. 인수봉과 선인봉은 같은 화강암이지만 막상 잡아보면 느낌이 확연히 다릅니다. 인수봉이 둥그스럽고 매끈한 느낌이라면, 선인봉은 산새가 날이 서 있고 바위가 거칩니다. 손으로 잡았을 때 촉감부터 다르고, 발을 딛는 감각도 달라요.
처음 선인봉에 왔을 때 인수봉이랑 같은 감각으로 접근했다가 적응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어요. 같은 화강암이니까 비슷하겠지 싶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처음 오시는 분들은 등반 전에 바위 감각을 충분히 익히고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오랜만에 배추흰나비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개척자가 등반도중에, 쉬면서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잇을때 우연히 옆에 앉은 배추흰나비를 보고 기억에 남아 이 길을 배추흰나비라는 이름으로 정했다고합니다..ㅎㅎ 몇 번 가본길이라 어색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등반때에는 배추흰나비길 3피치에서 벌에 쏘였습니다...ㄷㄷ 등반하다가 벌집이 있는 걸 미처 보지 못했고, 그대로 벌에 쏘였어요.
순간 손을 놓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손을 놓으면 추락이니까요. 쏘인 통증을 꾹 참고 피치를 완료했어요. 하강하고 나서야 제대로 쏘인 걸 확인했고, 그 후 며칠을 고생했습니다.
암벽등반 중에 벌집을 만나면 선택지가 많지 않아요. 그냥 버티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자연 암장의 현실이에요. 이런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걸 미리 염두에 두고 가는 게 맞아요. 하강은 인수봉이랑 방식이 달라요
선인봉의 하강 방식은 인수봉과 다릅니다. 인수봉은 정상까지 오른 후 하강 포인트로 이동해서 하강하지만, 선인봉은 대부분 루트 중간에서 하강해요. 상단부 등반성이 떨어지고, 정상까지 올라가면 불필요한 시간 낭비가 되기 때문입니다.
루트에 따라서는 트롤리안 브릿지 방식으로 하강하는 것도 가능해요. 일반 하강과는 다른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시도해볼 만합니다.
선인봉 등반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 어프로치는 도봉동 버스 종점에서 석굴암자까지 약 40분이에요. 로프는 50m 2동이 필수이고, 크랙 구간에는 캠이랑 프렌드를 준비해야 합니다.
주말 인기 루트는 대기 시간이 길어지니까 평일 등반이나 이른 출발을 권장해요. 등반 중 하강자와 등반자가 만나는 경우가 많아서 서로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비가 온 후에는 화강암 표면이 미끄러우니까 등반을 자제하는 게 안전하고요.
60년 넘는 역사가 있는 암장인 만큼, 처음 오는 분도 베테랑도 한 번쯤은 찾게 되는 곳입니다. 인수봉이랑 다른 맛이 있는 암장이에요.
다음에 또 등반 스토리가 있다면 가변운 후기 글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 안클즐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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