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배터리가 꺼지는 건 도시에서는 그냥 불편한 일이지만 산에서는 안전 문제로 직결됩니다. 산악 지도 앱, GPS, 119 신고, 가족과의 연락까지 모두 휴대폰으로 합니다. 배터리 떨어지면 그 모든 게 끊깁니다.
저도 몇 년 전 가리왕산 갔다가 휴대폰이 추위에 갑자기 꺼져서 하산 길을 GPS 없이 감으로 내려와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다행히 평소 가던 코스라 괜찮았지만 처음 가는 산이었으면 큰일 났을 겁니다.

◇ 보조배터리는 무조건 챙기세요
당일 산행이라도 보조배터리 한 개는 기본입니다. 용량은 10000mAh 정도면 휴대폰을 두세 번 완충할 수 있어서 충분합니다. 너무 큰 용량은 무게가 부담됩니다. 1박 산행이라면 20000mAh 정도가 적당합니다.
겨울 산행에는 용량을 더 넉넉하게 잡으셔야 합니다. 배터리 자체도 추위에 약해서 표시 용량의 절반 정도밖에 못 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추위에서 배터리 지키는 법
겨울 산에서 휴대폰이 갑자기 꺼지는 건 배터리 방전이 아니라 저온 셧다운입니다. 영하의 날씨에 배터리가 차가워지면 화학 반응이 멈춰서 잔량이 남아 있어도 작동을 못 합니다.
해결 방법은 단순합니다. 휴대폰을 옷 안주머니에 넣고 다니세요. 체온으로 따뜻하게 유지되면 셧다운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배낭 바깥 주머니에 넣고 다니시면 추위에 그대로 노출돼서 금방 꺼집니다.
보조배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배낭 깊숙이 넣지 말고 가능하면 옷 안쪽 주머니에 넣어두세요. 충전할 때만 잠깐 꺼내서 연결하시면 됩니다.
핫팩을 휴대폰과 같이 주머니에 넣는 분들도 계신데, 이 방법은 좋지만 핫팩이 직접 배터리에 닿지 않게 천이나 휴지로 한 번 감싸주세요. 너무 뜨거우면 배터리에 안 좋습니다.
◇ 산악 앱 사용 시 절전 팁
오프라인 지도를 미리 다운로드 받으세요. 산에서는 통신이 안 되는 구간이 많은데 미리 받아두면 배터리도 절약하고 통신 두절 시에도 사용 가능합니다. 램블러나 트랭글 같은 앱이 많이 쓰입니다.
GPS는 켜둬야 하지만 모바일 데이터와 와이파이는 꺼두세요. 데이터 신호 안 잡히는 곳에서 신호 찾느라 배터리가 빠르게 닳습니다.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고 GPS만 켜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화면 밝기도 자동이 아니라 수동으로 낮춰두세요. 햇빛 아래서는 자동으로 최대 밝기로 올라가서 배터리 소모가 큽니다.
◇ 다른 전자기기 관리도 신경 쓰세요
카메라나 액션캠도 추위에 약합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가능하면 따뜻한 곳에 보관하세요. 배터리도 여분으로 두세 개 챙기는 게 안전합니다.
워치 종류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추위에 노출되면 배터리 표시가 갑자기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옷 안쪽으로 시계를 차거나 스트랩 위에 손목 보온대를 덧차는 방법이 있습니다.
산에서는 전자기기 하나가 작동을 안 하면 그대로 위험으로 이어집니다. 출발 전에 모든 기기 충전 상태 확인하시고, 보조배터리는 두 개 정도 챙기시는 게 안심됩니다. 무겁다고 빼지 마세요. 그 무게가 안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