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고창군에 위치한 선운산 도립공원은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는 명승지입니다.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2017년 국가 지질공원, 2023년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으로 인증받으며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깊은 계곡과 빼어난 기암, 그리고 천년 고찰 선운사가 어우러진 이곳은 계절마다 다른 매력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화산의 역사
선운산 도립공원은 부안군 변산반도와 함께 우리나라 백악기-신생대 화산암류 중 화산체의 형태가 잘 보존되어 있는 지역입니다. 후기 백악기에 화산 활동이 일어났던 이곳은 최대 직경이 약 13km에 달하는 선운산 화산암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7년 9월 국내에서 10번째로 전북 서해안 국가 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고, 2023년에는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으로 인증받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공원 내 지질 명소로 지정된 곳은 천마봉, 도솔암 마애봉, 진흥굴, 소요산 용암돔 등 4곳입니다. 천마봉에서는 용암이 흐르면서 굳어지는 구조를 관찰할 수 있으며, 도솔암 마애봉은 13m 높이의 유문암 절벽이 장관을 이룹니다. 진흥굴은 화산재가 쌓여 식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절리를 볼 수 있고, 소요산 용암돔은 유문암질 용암의 상승에 의해 수직 방향으로 발달한 구조를 보여줍니다. 이처럼 선운산은 백악기 화산 활동의 과정과 그 전후에 나타난 다양한 화산 분출 작용, 퇴적 작용에 관한 정보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살아있는 지질 교과서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방문해보면 등산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지질학적 특징들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2016년 '열린 관광지'로 지정되어 장애인, 어르신, 영유아 동반 가족 등 모든 관광객이 이동의 어려움 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접근성 좋게 자연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천연기념물 동백나무숲과 사계절 자연의 향연
선운산 도립공원의 또 다른 자랑은 풍부한 식물 자원입니다. 고창 선운사 동백나무 숲은 196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선운사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동백나무와 함께 상사화가 유명한데, 계절마다 다른 꽃과 나무들이 방문객들에게 질리지 않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이 외에도 고창 선운사 도솔암 장사송과 고창 삼인리 송악 역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선운산의 명칭 유래도 흥미롭습니다. 선운산은 도솔산이라고도 불리는데, 선운이란 구름 속에서 참선한다는 뜻이고 도솔이란 미륵불이 있는 도솔천궁을 의미합니다. 두 이름 모두 불도를 닦는 산이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예로부터 도솔산으로 더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백제 때 창건한 선운사가 유명해지면서 선운산으로 명칭이 바뀌었다고 전해집니다.
공원 내에는 경수산(444m), 선운산(336m), 개이빨산(345m), 천황봉(329m), 천마봉(284m), 배맨바위(315m), 청룡산(314m) 등의 산줄기가 남북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 사이로 선운천이 북동쪽 방향으로 흐르며 도솔계곡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도솔계곡은 2009년 명승 54호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합니다.
역사와 산에 관련된 이야기가 풍부한 선운산은 계절별로 방문해도 전혀 질리지 않습니다. 봄에는 상사화와 신록,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과 동백꽃이 각각의 매력을 뽐냅니다. 공원 내에는 야영장과 생태숲이 함께 조성되어 있어 생태 연못, 야외 무대, 습생초 지원, 건생초 지원, 자연 학습장, 어류 관찰대, 방문자 센터 등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도솔계곡과 선운사를 품은 천년의 역사
선운사는 조계종 24교구의 본사로 577년 백제 위덕왕 때 검단선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입니다. 남서쪽에 위치하는 참당암은 진흥왕의 왕사인 의운 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집니다. 선운 계곡에는 도솔암, 석상암, 동운암, 참당암이 있는데, 옛날에는 89개의 암자가 골짜기마다 있었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도솔계곡 방향으로는 장사송과 진흥왕이 수도했다는 진흥굴, 참당암, 봉두암(일명 투구봉), 사자암, 도솔천 내원궁 즉 상도솔, 만월대, 선학암이 있습니다. 암벽에 불상이 조각되어 있는 도솔암 마애불은 특히 유명하며, 용문굴, 낙조대, 천마봉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입니다. 도솔암 마애불은 지질 명소인 도솔암 마애봉의 13m 유문암 절벽에 새겨져 있어 자연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등산코스는 매우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코스로는 선운사에서 석상암, 삼거리를 거쳐 선운산 정상(336m)을 지나 참당암을 거쳐 다시 선운사로 내려오는 코스가 있습니다. 또한 주차장에서 도솔암, 천마봉, 낙조대, 소리재, 견치산, 수리봉, 마이재를 거쳐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9.6km 코스도 인기가 높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코스 덕분에 초보 등산객부터 숙련된 산행인까지 모두 자신의 수준에 맞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선운산 도립공원은 풍천장어, 작설차, 복분자술, 동백기름 등의 특산물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검단대사가 도둑들을 모아 놓고 천일염 제조법을 가르쳤는데, 그에 대한 보은염 공양의 관습이 선운사에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풍천장어는 주진천이 서해에 합류하는 심원면 월산리 부근에서 많이 잡히는데, 선운산을 방문한 이들이 꼭 맛보는 별미로 자리잡았습니다.
교통편은 서해안 고속도로 선운산 IC를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서쪽으로 22번 국도를 따라 선운사 터널과 삼인 교차로를 지나면 선운산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고창읍에서는 서쪽으로 15번 지방도를 따라 고창 고인돌 공원과 아산면을 거쳐 아산 교차로에서 734번 지방도로 진입, 풍천터널을 지나면 됩니다.
전라도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선운산은 등산객 이용 현황만 봐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나들이나 경치 구경으로도 방문하기 굉장히 좋은 곳이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열린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과 천연기념물 동백나무숲, 명승 도솔계곡을 품은 선운산 도립공원은 자연과 역사, 문화가 어우러진 대한민국 대표 명승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