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m짜리 산이라고 얕봤습니다. 그런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2026년 3월 19일, 혼자 전라남도 신안 깃대봉을 다녀왔습니다.

깃대봉 등산 기본 정보
- 방문일 : 2026년 3월 19일
- 코스 : 흑산초 홍도분교 들머리 → 깃대봉 정상 (원점회귀)
- 소요시간 : 약 3시간 (휴식 포함)
- 해발 : 360.7m
- 난이도 : 초중급
- 위치 : 전라남도 신안군
목포항에서 배를 타고
깃대봉은 섬에 있는 산이라 목포항에서 배편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다행히 그날은 바람이 잔잔해서 파도 없이 편안하게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배 위에서 바라보는 다도해 풍경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섬에 도착하니 3월 중순의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조용한 섬마을인데 어르신들이 봄을 준비하듯 분주하게 움직이고 계셨습니다. 말없이 바지런히 움직이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끄럽지 않은데 활기가 있는, 섬마을 특유의 분위기였습니다.
흑산초 홍도분교 들머리에서 출발
들머리는 흑산초 홍도분교 쪽을 이용했습니다. 섬 산행이라 길을 잘못 들면 체력 소모가 커질 수 있어 코스를 미리 확인하고 움직였습니다.
등산로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것이 있었습니다. 안내표, 이정표, 등산로 표시가 전부 새것처럼 깔끔했습니다. 지자체에서 관리를 상당히 신경 쓴 티가 역력했습니다. 덕분에 시인성이 좋아서 길을 헤맬 걱정 없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섬 산행 특성상 길 안내가 불안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해발 360m라는 높이만 보면 금방 다녀올 것 같지만 생각보다 이어지는 오르막이 있어 중간중간 두세 번씩 쉬어가며 천천히 올랐습니다. 쉬엄쉬엄 다녀왔더니 총 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등산로에서 만난 철쭉
오르는 길에 이른 철쭉 몇 송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열 송이 남짓, 아직 본격적인 개화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눈에 띄었습니다. 온통 갈색빛인 이른 봄 산길에서 홀로 피어난 철쭉 몇 송이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4월 중순쯤 다시 온다면 철쭉이 만개한 등산로를 걸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상, 앞에는 섬, 뒤에는 수평선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는 신안 다도해의 섬들이 점점이 펼쳐져 있고, 뒤로는 수평선 너머로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섬들 사이로 물드는 노을과 바다가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혼자 온 산행이었는데, 이 풍경만큼은 누군가와 함께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깃대봉이 높지 않은 산임에도 100대 명산에 이름을 올린 이유가 있었습니다. 높이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정상에서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산행 후, 배 시간에 맞춰 서둘러
정상에서 더 머물고 싶었지만 배편 시간이 있어 아쉬움을 뒤로하고 바로 하산했습니다. 섬 산행은 귀항 시간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배를 놓치면 다음 편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육지로 돌아와서는 인근 시장에 들러 국밥 한 그릇을 먹었습니다. 하루 종일 걷고 배 타고 이동한 뒤 먹는 따뜻한 국밥이라 그런지 유독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깃대봉 산행 시 참고할 점
- 목포항에서 배편으로 이동, 출발 전 운항 시간 반드시 확인
- 기상 상황에 따라 배 운항이 변경될 수 있으므로 사전 확인 필수
- 산행 일정은 귀항 배 시간에 맞춰 계획하기
- 등산로 관리 상태 양호, 이정표 잘 정비되어 있음
- 미끄럼 방지 등산화 착용 권장
- 물과 간단한 간식 챙기기
마치며
360m짜리 섬 산이라 가볍게 생각했는데, 정상에서 본 다도해 풍경은 한참 동안 발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른 봄 철쭉 몇 송이, 분주한 섬마을 어르신들, 수평선 너머로 지는 해까지, 높이와 상관없이 기억에 오래 남을 산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