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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에서 추락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산이 소백산도, 속리산도 아닌 천태산(715m)이라는 데이터가 나왔습니다. 저도 직접 올라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낙후된 안전시설, 연결이 안 되는 관리소 전화, 그 속에서 비틀거리는 등산객들. 결국 사고는 예고된 구조적 문제에서 나온다는 걸 그날 몸으로 확인했습니다.

천태산 안전 실태, 숫자가 먼저 말한다
영동소방서 통계에 따르면 천태산의 산악사고 발생 건수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도내 추락 사고 발생 빈도에서 1위를 기록했습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소백산과 속리산보다 오히려 더 높은 수치입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저도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등산객 수도 적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산인데 왜 사고가 이렇게 많을까 싶었거든요.
제가 직접 천태산을 오른 뒤에는 그 의문이 바로 풀렸습니다. 시작점부터 암벽 구간이 이어졌고, 등산로 안전가이드라인, 즉 로프와 안전 경계선이 중간중간 뽑혀 있거나 끊겨 있었습니다. 여기서 안전가이드라인이란 등산로 이탈을 방지하고 위험 구간에서 등산객의 동선을 유도하는 로프·말뚝·경계석 등의 시설을 통칭합니다. 이게 없으면 초행자는 어디가 등산로이고 어디가 낭떠러지인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사고 원인을 소방서 분석 자료로 보면 실족(발을 헛디뎌 미끄러지는 사고), 무리한 산행으로 인한 심폐 이상, 골절 및 발목 염좌, 찰과상 등으로 분류됩니다. 여기서 실족이란 발판이 불안정한 지형에서 체중 중심이 흐트러져 넘어지거나 추락하는 사고를 말하며, 암벽 코스가 많은 천태산의 지형 특성과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출처: 소방청 산악구조 통계).
- 도내 추락 사고 발생 빈도 1위 (소백산·속리산보다 높음)
- 주요 사고 원인: 실족, 발목 염좌, 심폐 이상, 찰과상
- 안전가이드라인(로프·경계시설) 다수 훼손·미설치
- 위험 구간 안내판 사실상 부재, 지도함 내부는 쓰레기만 존재
관리 사각지대, 전화도 안 받는 관리소
제가 천태산 산행 중 가장 황당했던 순간은 시설 훼손 상황을 신고하려고 관리소에 전화했을 때입니다.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몇 번을 시도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북한산을 오를 때는 탐방로 중간중간에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이나 산악구조대원들이 보이는데, 천태산은 정말 사람 한 명 없었습니다. 그 차이가 체감으로 너무 뚜렷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예산과 인력 배분 구조에 있다고 봅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관리하는 주요 거점 산의 경우, 탐방로 안전점검, 노후 시설 보수, 신규 안전시설 설치 등이 매년 해빙기 이후 체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반면 공단 지정에서 벗어난 지방 소관 산들은 최소한의 유지보수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천태산이 딱 그 케이스입니다.
탐방로 안전점검이란 등산로 전 구간을 직접 걷거나 점검하면서 낙석 위험 구간, 로프 훼손, 표지판 탈락 등을 확인하고 정비하는 정기 작업을 말합니다. 국립공원 수준의 체계적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는 산에서는 이 과정이 생략되거나 1~2년에 한 번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낙후의 체감 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빠릅니다. 지난해 멀쩡하던 로프가 이듬해 봄이면 삭아 있는 경우를 여러 산에서 봤습니다(출처: 산림청 산림서비스 안내).
취재 현장에서도 70대 등산객이 암벽 구간에서 미끄러져 119 헬기가 출동하는 사고가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이 산을 처음 찾은 사람들, 특히 체력이 충분하지 않은 중장년 등산객에게 천태산의 암벽 코스는 사고 위험이 매우 높은 구간입니다.

산행 대비, 이 산은 이렇게 가야 합니다
영동소방서는 산악구조 훈련을 천태산에서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119구조대원과 민간산악구조대원 합산 50명 규모로 진행되며, 훈련 내용에는 산악구조기법 숙달, 요구조자 응급처치, 휴대용 GPS를 활용한 사고 지점 항공좌표 확인, 항공 수색구조 절차 등이 포함됩니다. 여기서 항공좌표 확인이란 사고 발생 지점의 위도·경도를 GPS 장비로 정확히 파악해 헬기 등 항공 구조 자산이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를 말합니다. 이 훈련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사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 인프라가 먼저라는 생각은 지울 수 없습니다.
제가 매년 여러 산을 다니면서 체감하는 것은 산의 높이나 이름값보다 등산로 관리 상태가 실제 위험도를 더 좌우한다는 점입니다. 천태산처럼 암벽 구간이 많고 낙차가 있는 지형에서는 등산화의 아웃솔 마찰력, 즉 밑창이 바위면에 미끄러지지 않고 잡아주는 힘이 사고 예방에 결정적입니다. 일반 운동화나 가벼운 트레킹화로 암벽 코스를 오르는 건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아니 솔직히 위험합니다.
천태산 산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제가 직접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를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천태산 산행 전 반드시 확인할 것들
- 등산화는 반드시 암벽 아웃솔(고마찰 밑창) 기능이 있는 제품으로, 일반 운동화는 위험합니다
- 동행자 없이 단독 산행은 피할 것, 중간에 체력이 떨어지면 피할 공간이 없는 구간이 많습니다
- 출발 전 119 신고 가능한 위치표지판 번호를 사진으로 찍어둘 것, 사고 시 좌표 대신 활용
- 구급함이 탐방로에 없으므로 개인 응급키트(밴드, 탄성붕대, 진통제)를 반드시 휴대
- 등산 초보자나 체력이 약한 동행이 있다면 쉬운 코스도 암벽 구간이 포함됨을 미리 인지
자주 묻는 질문
Q. 천태산이 왜 소백산보다 사고가 더 많은 건가요?
A. 소백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관리 인프라가 잘 갖춰진 반면, 천태산은 지방 소관 산으로 안전시설 관리가 최소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등산객 수 대비 사고 비율로 보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지형 자체도 시작부터 암벽 구간이 이어지는 구조라 초행자에게 위험 요소가 집중됩니다.
Q. 천태산은 등산 초보자도 올라갈 수 있나요?
A. 쉬운 코스를 선택해도 시작부터 암벽 구간이 포함돼 있어 등산 초보자에게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등반을 포기하거나 급경사를 되돌아 내려가는 등산객들을 확인했습니다. 만약 방문할 경우 반드시 암벽용 등산화와 동행자를 갖추고 가야 합니다.
Q. 천태산에서 사고 나면 어떻게 신고하나요?
A. 119에 신고할 때 위치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탐방로에 설치된 위치표지판 번호를 미리 사진으로 찍어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영동소방서가 위치표지판을 정비했으므로 이 번호를 119 상담원에게 전달하면 항공좌표 기반 구조가 가능합니다.
Q. 지방 소관 산은 관리를 어디에 요청해야 하나요?
A. 해당 지자체 산림부서 또는 읍·면사무소에 민원을 넣는 것이 공식 창구입니다. 다만 제가 직접 경험했듯 관리소 연결이 안 되는 경우도 있어, 지자체 민원 포털이나 국민신문고를 통한 서면 민원이 더 확실하게 기록에 남습니다.
결론
천태산 사고 문제는 결국 행정 자원이 어디에 집중되느냐의 문제입니다. 유명 국립공원에는 관리 인력과 예산이 쏠리고, 그 바깥에 있는 산들은 실질적인 관리 사각지대로 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찾는 곳이라면 규모와 이름값과 무관하게 안전 인프라가 유지돼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러지 못한 행정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천태산을 당장 계획하고 있다면 장비와 체력을 국립공원 기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그리고 시설 훼손을 발견했을 때는 국민신문고 등 서면 민원을 통해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전화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사고가 나기 전에 목소리를 내는 것, 그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예방책입니다.
참고: 뉴스 보도 및 영동소방서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