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우리에게 좋은 경치와 공기, 마음의 안식과 신체적 건강을 줍니다. 아무 조건 없이 주기만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산에게 어떤 보답을 해야 할까요. 오늘은 산을 지키고 사랑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환경 보호와 함께 풀어보려 합니다.

우리는 정말 산을 사랑하고 있는 걸까
요즘 등산을 하다 보면 예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다는 걸 체감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많아질수록 마음에 걸리는 장면도 늘어납니다.
가장 자주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출입금지라고 써 있는데 사진을 찍겠다고 들어가면서 가지나 수풀을 훼손하는 행동입니다. 너무 자주 봅니다. 본인 사진 한 장을 위해 수십 년 자란 식생이 망가지는 순간입니다. 그 자리에 다음에 오는 사람은 이미 훼손된 자연을 보게 됩니다.
클라이밍 산업의 성장, 그런데 윤리 의식은
최근 몇 년 사이 클라이밍이라는 운동이 주목을 받으면서 빠르게 산업이 성장했습니다. 암벽 등반 인구도 늘고, 관련 장비와 시설도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산업이 성장하는 속도만큼 산을 아끼고 자연을 보존해야 한다는 윤리적 의식이 따라가고 있는가 하면, 솔직히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행위 자체에만 집중하지, 다른 사람이나 미래 세대에게 최대한 자연이 보존된 모습을 물려줘야 한다는 개념이 없어 보입니다. 1970년대 미국 요세미티에서 시작된 클린 클라이밍 운동이 바로 이 지점에서 나왔습니다. 암벽에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볼트 사용을 줄이고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려 했던 움직임입니다. 기술의 변화가 아니라 태도의 변화였습니다. 그 정신이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자연을 이용하는 존재, 소유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음식물 껍질을 자연이니까 괜찮겠지 하며 버리는 모습, 등산로 옆에 쌓인 휴지와 물티슈, 무심코 나뭇가지를 꺾거나 돌을 쌓아 올리는 행동. 이런 것들이 단순한 사소함이 아니라 생태계 교란의 시작점이 됩니다. 과일 껍질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인간의 기준일 뿐입니다.
우리는 산을 이용하는 존재이지, 소유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산은 우리가 잠시 빌려 쓰는 공간입니다. 다음 세대도 같은 자연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제가 실천하는 것들
거창한 환경 운동은 아닙니다. 하지만 몇 가지 습관은 꼭 지키려고 합니다.
산에서는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모든 개인용품을 직접 챙겨 갑니다. 그리고 작은 봉투를 항상 가지고 다닙니다. 줍을 만한 쓰레기가 보이면 담아서 내려와 처리합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대단한 일도 아닙니다. 그냥 산이 줬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걸 돌려주는 것입니다.
법으로 막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자발적인 실천과 의식의 변화가 답입니다.
마무리하며
환경 보호는 거창한 구호가 아닙니다. 산에서 조용히 걷는 태도, 작은 쓰레기 하나를 되가져오는 행동, 나무 한 그루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산에 오를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고 싶습니다. 나는 오늘 산을 소비하러 가는가, 아니면 존중하러 가는가. 이 질문을 잊지 않는 한 조금은 더 나은 등산객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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