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산악회를 통해 비슬산 종주를 다녀왔습니다. 유가사에서 출발해 천왕봉, 조화봉, 대견봉을 거쳐 비슬산자연휴양림으로 하산하는 전체 종주 코스였습니다. 총 소요시간 4시간 25분, 적당한 난이도의 코스지만 거리가 길어 체력 배분이 중요한 산행이었습니다.

산악회 출발 — 종주팀과 관광팀으로 나뉘다
산악회에서 단체로 움직였는데, 출발 전에 두 그룹으로 나뉘었습니다. 전체 종주를 하는 종주팀과 참꽃 군락지만 관광하는 관광팀이었습니다. 저는 종주팀으로 합류했습니다. 비슬산은 체력에 자신이 없어도 참꽃 군락지만 즐기고 올 수 있을 만큼 접근성이 좋은 산입니다. 비슬산자연휴양림에서 버스를 타고 대견사까지 바로 올라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가사에서 천왕봉까지 — 너덜길과 계단의 연속
유가사 주차장에서 출발했습니다. 주차장은 무료에 넓고 화장실도 잘 갖춰져 있어 준비하기 편했습니다. 유가사 일주문을 지나 시냇물을 따라 걷다가 도성암을 경유하는 우회 코스로 접어들었습니다. 천왕봉 직등 코스는 입산 통제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도성암에서 천왕봉까지는 너덜길과 계단이 반복됩니다. 조망 쉼터가 많지 않아 쉴 수 있을 때 충분히 쉬어야 합니다. 능선에 가까워질수록 진달래가 반겨주기 시작했습니다. 천왕봉 정상에는 넓은 공간과 팔각정 두 개가 있어 그늘에서 쉬기 좋았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니 저 멀리 조화봉과 대견봉이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고, 대구 시내와 주변 산세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습니다.
참꽃 군락지 — 이런 풍경은 처음이었습니다
천왕봉에서 대견사 방면 능선을 걷다 보면 참꽃 군락지가 나타납니다. 등산을 자주 다니지만 이렇게 넓은 참꽃 군락지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산 사면 전체가 분홍빛으로 물든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처음 보는 광경이라 일단 신기했습니다. 진달래와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 그 넓이가 주는 압도감이 있었습니다. 관광버스까지 따로 운영될 만큼 인기가 높은 이유를 직접 보고 나서야 알겠더라고요. 비슬산이 봄 산행지로 손꼽히는 이유가 바로 이 군락지 때문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조화봉과 대견봉 능선 — 종주의 하이라이트
참꽃 군락지를 지나면 기상레이더가 있는 조화봉에 도착합니다. 천왕봉에서 조화봉까지 약 70분, 조화봉에서 대견봉까지는 20분 거리입니다. 능선길이 잘 정비된 데크로 이어져 있어 걷기 편했습니다. 조화봉에서 바라보는 조망도 천왕봉 못지않게 훌륭했습니다.
대견봉 정상에서 바라본 비슬산 전경은 압도적이었습니다. 드넓게 펼쳐진 능선과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이었습니다. 대견봉 바로 아래에 대견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견사 — 절 행사가 있던 날, 시주를 하고 왔습니다
대견봉에서 내려오면 대견사가 나옵니다. 도착했을 때 마침 절 행사가 있는지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불교를 믿는 사람으로서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웠습니다. 절을 하고 시주를 하고 나왔습니다. 산 위에 자리한 사찰이라 분위기가 남달랐습니다. 대견사에는 명물 바위와 사탑도 있고 매점도 있어 하산 전 마지막으로 쉬어가기 좋은 곳입니다.
비슬산자연휴양림으로 하산
대견사를 지나 비슬산자연휴양림 방향으로 내려왔습니다. 하산로는 데크길과 계단이 잘 조성되어 있어 무릎 부담이 적었습니다. 약 70분 소요됩니다. 올라갈 때 너덜길과 가파른 구간을 버텼던 것과 달리, 내려오는 길은 수월했습니다.
저녁 식사 — 자기토킹 타임
산행을 마치고 일행들과 저녁을 먹었습니다. 종주팀과 관광팀이 다시 합류한 자리였는데, 일정이 달랐던 만큼 서로 할 말이 많았습니다. 종주팀은 능선 종주의 성취감을, 관광팀은 참꽃 군락지의 아름다움을 각자 자랑했습니다. 서로 자신의 산행이 더 좋았다며 즐겁게 주고받는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누가 더 좋은 선택을 했는지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그 자체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산행보다 그 저녁 자리가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은 날이었습니다.
비슬산 종주 코스 정보
- 코스: 유가사 → 천왕봉 → 조화봉 → 대견봉 → 대견사 → 비슬산자연휴양림
- 총 소요시간: 약 4시간 25분
- 난이도: 3/5 (초중급, 거리가 길어 체력 배분 중요)
- 주차: 유가사 주차장 무료
- 참꽃 시즌: 4월 중순~5월 초 (개화 시기는 날씨에 따라 변동)
- 체력이 부담스러운 경우: 휴양림에서 버스 타고 대견사까지 올라와 참꽃 군락지만 관람 가능
- 하산 후 교통: 산악회 이용 또는 택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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