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랜턴은 일출 산행이나 야간 하산을 한 번이라도 해보신 분들이라면 그 중요성을 아실 겁니다. 핸드폰 라이트로도 어떻게든 되겠지 하시는 분들 계신데, 손이 자유롭지 않으면 산에서 정말 위험합니다. 양손은 항상 비워둬야 합니다. 균형을 잡아야 하고, 넘어졌을 때 손으로 받쳐야 하니까요.

고르실 때 가장 먼저 보실 게 밝기입니다. 단위는 루멘으로 표시되는데, 일반 산행용으로는 200루멘 이상이면 충분합니다. 너무 낮으면 발 앞만 겨우 보여서 답답하고, 너무 높으면 배터리가 빨리 닳습니다. 300에서 400루멘 정도가 가장 무난합니다. 일출 산행이나 새벽 하산 둘 다 커버됩니다.
다음은 배터리입니다. 건전지식과 충전식이 있는데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건전지식은 배터리가 떨어졌을 때 즉시 교체할 수 있고 추운 날씨에도 안정적입니다. 충전식은 가볍고 평소 관리가 편하지만 추위에 약하고 한 번 방전되면 끝입니다. 겨울 산행이 많으시면 건전지식을, 가벼운 산행 위주면 충전식을 추천드립니다.
방수 등급도 꼭 확인하세요. IPX4 이상이어야 비 오는 날에도 안심하고 쓸 수 있습니다. 산에서 갑자기 비 만나는 건 정말 흔한 일입니다.
적색광 모드가 있는 제품을 추천드립니다. 야영지에서 다른 사람들 깨우지 않고 움직일 때, 야간에 지도 볼 때 눈부심이 적어서 야간 시야 적응에 좋습니다. 처음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한 번 써보면 왜 있는지 알게 됩니다.
◆ 사용할 때 알아두실 것들
출발 전에 반드시 작동 확인하세요. 산에 도착해서 켜봤더니 배터리가 다 됐다거나 고장 났다는 경험을 해보면 다음부터는 무조건 출발 전에 확인하게 됩니다. 여분 배터리도 챙기세요. 추운 날에는 평소 사용 시간의 절반 정도밖에 못 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야간 산행 중에는 너무 높은 밝기로만 쓰지 마세요. 멀리 비추다가 가까운 발밑이 안 보일 수 있습니다. 발밑은 중간 밝기로, 멀리 봐야 할 때만 잠깐 최고 밝기로 전환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각도 조절도 중요합니다. 너무 아래로만 향하면 시야가 좁아지고 너무 위로 향하면 발밑이 안 보입니다. 발 앞 1.5에서 2미터 정도가 가장 자연스럽게 비춰지도록 조절해보세요.
저는 작년 겨울에 무등산에서 일출 산행 갔다가 헤드랜턴 배터리가 갑자기 나가는 황당한 경험을 했습니다. 다행히 산악회 사람들이 있어서 같이 내려왔지만, 혼자였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습니다. 그날 이후로는 반드시 여분 배터리를 챙깁니다. 헤드랜턴은 안 쓸 때가 대부분이지만, 필요한 그 한 번을 위해 항상 배낭에 넣고 다니는 장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