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 태백산에 갔을 때입니다.
출발할 때는 별거 없었습니다.
살얼음이 조금 끼어 있는 정도라 그냥 올라가면 되겠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5부 능선을 넘어서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돌 위에 살얼음이 얇게 덮여 있는데, 밟는 순간 그대로 미끄러집니다.
두 번이나 엉덩방아를 찧고 나서야 아이젠을 꺼냈습니다.
진작 챙겼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겨울 산은 정말 한 치 앞을 모릅니다.
출발할 때 멀쩡해 보여도 고도가 올라가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스패츠는 눈이 발목 위까지 쌓여 있는 상황이라면 즉시 착용합니다.
눈이 등산화 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아주는 장비입니다.
발이 젖으면 체온이 빠르게 떨어지고, 동상 위험까지 생깁니다.
저는 노스페이스 제품을 주로 활용합니다.
방수 소재라 눈은 물론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씁니다.
스패츠 착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등산화 위에 씌우고 발바닥 쪽 고리를 신발 밑창에 걸어 고정하면 됩니다.
착용 전에 등산화 끈을 단단히 묶은 상태에서 씌워야 흘러내리지 않습니다.

아이젠은 겨울 산행에서 등산화 다음으로 중요한 장비입니다.
저는 스노우라인 아이젠을 주로 사용합니다.
착용이 간편하고 일반 겨울 산행에서 충분한 접지력을 제공합니다.
아이젠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체인 아이젠은 입문자에게 가장 적합합니다.
신발에 끼우는 형태라 착용이 빠르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살얼음이나 다져진 눈길 정도까지는 충분히 커버됩니다.
발톱 아이젠은 좀 더 험한 코스에 맞는 장비입니다.
발톱이 4개에서 6개 정도 달려 있어서 경사진 빙판에서 확실한 접지력을 발휘합니다.
12발 아이젠은 본격적인 빙벽이나 고산 등반용입니다.
일반 겨울 산행에서는 과한 장비이지만 설악산 공룡능선처럼 험한 코스에서는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아이젠 착용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미끄러지고 나서 꺼내는데, 그때는 이미 늦습니다.
눈길이나 빙판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바로 착용하는 게 맞습니다.
태백산 그날처럼 5부 능선부터 환경이 바뀐다면 그 지점에서 즉시 착용해야 합니다.
귀찮다고 미루다가 한 번 미끄러지면 그게 부상으로 이어집니다.

아이젠과 스패츠는 겨울 산행에서 없으면 되고 있으면 좋은 장비가 아닙니다.
눈과 얼음이 있는 산에서는 없으면 안 되는 장비입니다.
무게도 얼마 안 되고 부피도 작습니다.
겨울 산행 배낭에는 무조건 넣어두세요.
쓸 일이 없으면 다행이고, 필요할 때 없으면 정말 난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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