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륜산이 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라고들 하는데, 몇 년 전 산악회원 9명과 함께 해남 두륜산을 다녀왔습니다. 솔직히 예상보다 훨씬 매력적인 산이었고, 예상치 못한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오소재 코스 —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오소재 약수터 주차장은 무료에 공간도 넓어서 9명이 함께 가도 주차 스트레스가 없었습니다. 화장실도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었습니다.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가기 때문에 길 찾기가 어렵지 않았고,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을 걸으며 상쾌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노승봉을 지나 가련봉으로 향하는 능선 구간에서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낙석 위험이 있는 구간입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바람에 굴러온 큰 암석 때문에 데크와 난간이 부서진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화강암 지대라 풍화 작용에 의한 낙석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낙석 현장 — 직접 민원을 넣었습니다
부서진 데크와 난간을 보니 빨리 개보수가 진행되어야 할 텐데 싶어 아쉬웠습니다.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웠습니다. 산행 후 관련 관리공단에 직접 연락해서 민원을 넣었습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 그런지 담당자가 빠른 시일 내에 조치하겠다는 즉답을 받았습니다. 이후에 아직 다시 가보지는 못했지만, 다음 방문이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등산하다가 위험한 시설물을 발견하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신고하는 것이 모두를 위한 일입니다.
가련봉 정상 — 날씨는 좋은데 시야가
오소재 약수터 주차장을 출발해 오심재, 흔들바위, 노승봉을 거쳐 가련봉까지 왕복 약 6.5km, 2시간 20분 코스였습니다. 흔들바위는 노승봉 직전에 위치한 명소로, 시원한 전망과 함께 사진 찍기 좋은 장소입니다. 배경이 워낙 좋아서 사진 실력이 부족해도 결과물이 훌륭하게 나왔습니다.
가련봉 정상에서는 좌우로 해남 바다가 펼쳐지고 뒤쪽으로는 달마산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그날은 날씨는 좋은데 이상하게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서 멀리까지는 보이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맑은 날에는 한라산과 완도, 진도까지 조망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다음 방문에서는 꼭 그 풍경을 보고 싶습니다.
대흥사 — 좋은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산행 후 천년고찰 대흥사에 들렀습니다. 조용하고 웅장한 사찰이었습니다. 들어서는 순간 나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것 같은 힘이 느껴져서 굉장히 좋았습니다. 신라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역사적 가치도 높습니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산행의 여운을 정리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었습니다.
두륜산은 산과 바다, 사찰이 어우러진 종합 힐링 명소입니다. 해남 지역 여행 계획이 있다면 일정에 꼭 포함시켜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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