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문경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을 꼽으라면 저는 주저 없이 대야산을 선택합니다. 작년 1월, 악우회원 5명과 함께 눈꽃산행을 즐기러 다녀왔습니다. 해발 930.7m의 100대 명산으로 속리산 국립공원과 맞닿아 있어 산세가 크고 깊은 산입니다. 암릉과 숲이 조화를 이루고 능선 곳곳에 바위 구간이 이어져 탁 트인 조망 포인트가 예술입니다.

용추계곡 — 본격 등산 전 워밍업 구간
주차는 용추계곡 소형주차장을 이용했습니다. 무료이고 접근도 편합니다. 대중교통보다는 자차나 택시를 추천합니다. 주차장에서 이정표를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용추계곡에 도착합니다. 사계절 물이 맑고 풍경이 단정한 계곡으로, 물소리와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됐습니다. 이 구간은 본격적인 등산보다 가볍게 걷기 좋은 트레킹 코스에 가깝습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 바람과 그늘 덕분에 문경 피서지 1순위로 손꼽힌다고 하니 여름에도 꼭 다시 오고 싶습니다.
밀재 코스 — 눈밭에 누군가 남긴 하트
저희는 밀재 코스로 올라가 피아골로 하산하는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여기까지 온 김에 다양한 코스를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피아골 코스는 최단거리지만 가파른 경사에 로프 구간까지 있어 겨울에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용추계곡을 지나 본격적인 등산로에 들어서자마자 눈이 많아 아이젠을 착용했습니다.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한 산이라 등산로 정비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밀재 진입 전까지는 완만한 길이 이어져 체력 소모가 크지 않았습니다.
올라가는 중에 눈에 띄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하얀 눈밭에 누군가 발자국으로 커다란 하트 모양을 만들어놓은 겁니다. 5명이서 한참 웃었습니다. 겨울 산에서 만난 뜻밖의 유머였습니다.
능선 — 군대 보초 생각났습니다
쉼터를 지나고 나서부터는 능선까지 쭉 오르막이 이어집니다. 능선에 올라서는 순간 매서운 칼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군대 시절 겨울 보초를 나가면 랜턴 배터리가 얼어서 켜지지 않을 정도의 강추위가 있었는데, 딱 그 느낌이었습니다. 5명 모두 말없이 정상까지 쉬지 않고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밀재 방면 능선에는 이색적인 포토존이 곳곳에 나와 칼바람 속에서도 중간중간 멈춰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정상까지는 약 3시간 소요됐습니다. 정상에 서는 순간 사방이 뻥 뚫린 파노라마 뷰가 펼쳐졌습니다. 정상석은 생각보다 작은 크기였고, 앉아서 쉴 공간이 마땅치 않아 인증샷만 남기고 바로 하산했습니다.
피아골 하산 — 무릎과의 싸움
하산은 피아골 코스로 내려갔습니다. 예상대로 매우 가파른 경사였습니다. 밀재 코스와 달리 햇빛이 들지 않아 길이 얼어있는 구간도 훨씬 많았습니다. 산행 거리도 길었고 눈길이다 보니 하산하면서 무릎에 무리가 조금 왔습니다. 그래도 등산 장비를 잘 챙겨간 덕분에 무사히 하산할 수 있었습니다. 가파른 내리막 구간만 지나면 이후는 평지가 이어져 마무리는 편했습니다.
겨울 대야산은 꿈속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산이었습니다. 다음에는 푸릇푸릇한 여름 산행으로 또 찾아오고 싶습니다.
대야산 기본 정보
- 코스: 대야산 주차장 → 용추계곡 → 월영대 → 밀재 → 정상 → 피아골 → 원점회귀
- 산행 거리 및 소요시간: 10.84km, 6시간 10분
- 난이도: 중급 (겨울 눈길 기준 중상급)
- 주차: 문경 용추계곡 소형주차장 무료
- 주소: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 겨울 산행 시 아이젠·등산스틱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