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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등산

등산 중 휴식 타이밍과 시간, 너무 자주 쉬어도 문제입니다

by kgiveroot 2026.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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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중 휴식이라는 게 참 묘합니다. 안 쉬면 지치고, 너무 쉬면 페이스가 깨집니다. 산을 다니다 보면 자기만의 휴식 리듬을 찾게 되는데, 그게 결국 산행 만족도를 좌우하는 거 같습니다.

제가 등산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휴식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습니다. 힘들면 쉬고 안 힘들면 안 쉬는 식이었죠. 그러다 보니 정상에 가서야 헉헉거리며 주저앉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어떤 날은 정상도 못 가고 중턱에서 포기하고 내려온 날도 있었고요. 그런데 산악회 활동을 하면서 베테랑 산꾼들의 휴식 리듬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분들은 마치 시계처럼 정확하게 쉬더라고요. 50분 걷고 10분 쉬는, 그 단순한 패턴 하나로 같은 코스를 두 배는 편하게 가시는 걸 봤습니다.

등산 정상에서 잠시 휴식하는 모습
적절한 등산휴식은 운행 효율을 높여준다

 

휴식 타이밍에 정답이 있다면 50분 걷고 10분 쉬는 것입니다. 이건 군대 행군에서도, 전문 산악인들 사이에서도 통용되는 표준입니다. 인체의 근육 회복 주기와 가장 잘 맞는 리듬이라고 합니다. 50분이 채워지지 않았는데 자주 쉬면 근육이 계속 식고 데워지길 반복하면서 오히려 더 피로해집니다. 반대로 1시간이 넘어가도 안 쉬고 가면 젖산이 너무 많이 쌓여서 회복이 안 됩니다.

다만 이건 이상적인 경우고, 실제 산에서는 코스 상황에 맞춰 조절해야 합니다. 가파른 오르막이 길게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30분에 한 번씩 5분 정도 쉬어주는 게 낫습니다. 너무 오래 쉬면 근육이 식어서 다시 출발할 때 더 힘들어지니까 5분 정도가 적당합니다.

휴식 장소도 중요합니다. 길 한가운데서 쉬면 다른 등산객에게 방해가 되고 자기도 마음 편하게 못 쉽니다. 등산로 옆 평평한 곳, 바위가 있어서 앉을 수 있는 곳, 시야가 트여서 풍경 볼 수 있는 곳. 이런 곳에서 쉬면 짧은 시간에도 회복 효과가 큽니다. 정상 가기 전 마지막 휴식은 일부러 풍경 좋은 곳을 골라서 쉬세요. 마지막 한 발짝까지 가게 해주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쉴 때 뭘 하느냐도 중요합니다. 그냥 멍하니 앉아만 있는 것보다는 물 한 모금 마시고, 간식 한 입 먹고, 가벼운 스트레칭 한두 번 하시는 게 회복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특히 종아리 스트레칭은 근육에 쌓인 피로 물질을 푸는 데 효과적입니다. 신발 끈 한 번 다시 묶고, 배낭끈 조여놓으면 다음 구간이 훨씬 편해집니다.

문제는 너무 자주 쉬는 분들입니다. 산악회 인솔하다 보면 종종 보는데, 한 명이 자꾸 멈춰 쉬자고 하면 전체 페이스가 무너집니다. 본인은 쉬어서 편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식었다 데워지길 반복하면서 더 피곤해지고 있는 겁니다. 자주 쉬고 싶은 충동이 든다면 쉬는 대신 페이스를 줄여보세요. 천천히라도 계속 걷는 게 자주 쉬는 것보다 결과적으로 빠르고 덜 피곤합니다.

반대로 너무 안 쉬는 분들도 있습니다. 본인 체력 자랑하시는 분들, 또는 빨리 끝내고 내려가고 싶은 분들. 이런 경우 정상에 도착해서 한꺼번에 무너집니다. 그리고 하산 길에 무릎이나 발목 부상이 잘 일어납니다. 50분 페이스, 꼭 지키세요.

작년 11월 소백산 종주를 하면서 새삼 느꼈습니다. 죽령에서 비로봉까지 가는 길에 함께 간 일행 한 분이 계속 빨리 가자고 재촉하시더라고요. 결국 그분이 비로봉 못 가고 중간에 주저앉으셨습니다. 휴식 리듬을 무시한 결과였죠. 그날 저는 50분 패턴 그대로 지키면서 갔는데 정상에서도 한참 더 갈 수 있을 만큼 컨디션이 남아있었습니다.

휴식은 게으름이 아닙니다. 다음 구간을 위한 투자입니다. 잘 쉬는 사람이 결국 더 멀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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