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4일, 설악산에 올해 첫 단풍이 물들면서 본격적인 가을 산행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늦더위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6일 늦은 단풍 시작이었지만, 푸른 나뭇잎 사이로 붉은 옷을 갈아입은 단풍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절경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습니다. 강원 속초와 인제, 고성, 양양에 걸쳐 있는 설악산은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198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관리되며 국제적 보전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오색코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설악산 단풍 명소
설악산의 대표적인 단풍명소인 오색코스는 오색약수가 있는 양양군 오색리에서 오색령(한계령) 방면으로 가는 3.2km 구간의 탐방로입니다. 암반이 다섯가지 빛을 내고 옛 오색석사(성국사)에 봄이면 다섯가지 색의 꽃이 피는 나무가 있다고 하여 생긴 이름으로, 계곡 양옆으로 기암이 우뚝 솟은 평탄한 길은 남녀노소 누구든 편안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오색약수터 탐방지원센터에서 성국사와 선녀탕을 거쳐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까지 이르는 이 코스는 편도 1시간 정도가 소요되어 초심자도 어렵지 않게 방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탐방로 초입에서는 탄산과 철분이 들어가 톡톡 쏘는 맛이 나는 오색약수를 맛볼 수 있으며, 계곡과 괴암괴석이 단풍과 어우러지는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오색약수터 탐방센터에 인접한 남설악탐방지원센터는 설악산 정상인 대청봉(해발1708m)을 최단코스로 다녀올 수 있는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접근성이 좋고 난이도가 낮아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오색코스는 단풍 시즌이 되면 연말연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국립공원에서는 외국인 대상으로 트래킹과 챌린지 등의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울산바위, 흔들바위, 비룡폭포, 금강굴 등 숨은 비경과 함께 사시사철 새로운 모습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색코스는 설악산 단풍여행의 시작점으로 최적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공룡능선, 설악산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만나는 곳
설악산 등산코스 중 제일 어렵다고 알려진 공룡능선은 생긴 모습이 마치 공룡의 등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공룡릉(恐龍稜)이라고도 불립니다. 마등령에서 희운각대피소 앞까지의 약 6km 구간의 능선을 가리키는 말로, 나한봉, 큰새봉, 1275봉, 신선봉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등산객들 사이에서는 "공룡능선을 다녀와야 설악산을 다 본 것"이라고 할 정도로 경치가 아름답고 신비로움을 간직한 곳입니다.
구름을 휘감은 공룡능선의 모습은 신선의 영역이라 할 정도로 신비로운 모습을 담고 있으며, 능선 어디에 서든 경쾌한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단풍시기에 이르면 붉은색의 설악의 모습이 아름답게 펼쳐져 등산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합니다. 다만 최고 난이도의 등산 코스이며 등산 난이도가 높아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기본 20km 이상의 등산코스를 이동하며 크고 작은 봉우리를 수차례 넘어야 하기에 체력소비도 상당합니다.
공룡능선과 같은 고난이도 코스를 즐기기 어려운 경우, 편안하게 케이블카를 타고 설악산의 비경을 담을 수도 있습니다. 설악산 국립공원 소공원 내에 위치한 케이블카는 해발 700m 높이의 권금성까지 약 10분이면 도착하며, 케이블카로 이동하면서 울산바위, 만물상 등의 이름난 명소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권금성에서 판매하는 간식거리를 즐기면서 붉은 설악산의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어 체력에 자신이 없는 방문객들에게도 좋은 대안이 됩니다.
등산문화, 자연과 함께하는 성숙한 시민의식
설악산의 대표적인 산행 중 하나라면 단연 단풍여행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1년에 스트레스를 푸는 연중 행사처럼 즐기고 있지만, 즐거운 단풍여행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성숙한 등산문화가 존재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산행인구가 많으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쓰레기 투기, 등산로 훼손, 자연훼손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등산문화를 위해서는 우리가 가지고 온 쓰레기는 반드시 다시 가져가고, 고성방가나 동식물의 훼손,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 등을 스스로 자제해야 합니다. 면적이 398㎢에 이르는 설악산은 한계령과 미시령을 경계로 동쪽을 외설악, 서쪽을 내설악이라 부르며, 한계령 이남 오색지구를 남설악으로 부르는 거대한 자연 생태계입니다. '설악'(雪嶽)이라는 이름은 추석 무렵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여름이 되어야 녹는 까닭에 붙여진 이름으로, 이러한 자연의 순환을 인간의 부주의로 파괴해서는 안 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우리의 후손들에게까지 물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아름다움에 대한 보이지 않는 대가는 후대에도 이러한 자연경관을 누릴 수 있도록 보존하며 즐기는 것입니다. 주봉인 대청봉을 비롯해 소청봉, 중청봉, 화채봉 등 30여개의 높은 산봉우리가 만드는 절경, 1982년 유네스코로부터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국제적 보전 가치, 이 모든 것을 다음 세대에 온전히 물려주는 것이 현세대의 의무입니다. 등산로를 벗어나지 않기, 지정된 야영지만 이용하기, 자연물 채취하지 않기 등의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에서부터 성숙한 등산문화는 시작됩니다.
설악산 단풍 시즌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동시에 우리의 등산문화 수준을 점검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오색코스의 편안한 산책로에서부터 공룡능선의 험난한 등반로까지, 각자의 체력과 경험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되 자연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마음가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성숙한 시민의식과 올바른 등산문화가 정착될 때, 설악산의 단풍은 앞으로도 영원히 우리와 우리 후손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나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