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고속버스, 시외버스까지 갈아타고 경남 고성까지 내려왔습니다. 526m짜리 산 하나 보겠다고요. 100명산 완등이 목표가 아니었다면 솔직히 여기까지 올 이유를 찾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산악회 코스에 한 번도 잡힌 적 없는 데는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

연화산 등산 기본 정보
- 위치 : 경상남도 고성군
- 코스 : 옥천사 주차장 → 옥천소류지 → 청련암 → 남산 → 연화산 → 헬기장 → 황새고개 → 백련암 → 옥천사
- 소요시간 : 약 3시간
- 거리 : 6km
- 해발 : 526m
- 난이도 : 초중급
- 대중교통 : 진주 또는 고성까지 고속버스 이용 후 개천행 시외버스 환승
혼자 왔습니다, 그게 맞는 것 같았어요
주변 사람과 같이 올까 고민도 했는데 접었습니다. 서울에서 너무 먼 거리에 비용도 시간도 적지 않게 드는데, 막상 와봤더니 별거 없으면 민망하잖아요. 그 민망함을 혼자 감당하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100대 명산 완등이라는 목표가 있으니까 가능한 선택이었습니다.
입구부터 예상 밖, 공룡발자국 화석지
연화산도립공원 표지판 옆에 공룡발자국 화석지라는 글씨가 보였습니다. 이런 게 있었나 싶어서 뛰어가 봤는데, 솔직히 말하면 바위가 움푹 패여 빗물이 고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근처 할머니께 공룡발자국이 어디 있냐고 여쭤봤더니 "공룡발자국이 있다카니 그런가부다 하제 내는 공룡 본 적도 없고" 하시더라고요. 그 표정이 이해가 됐습니다.
옥천사, 여기서 시간 쓰는 게 맞습니다
연초록빛 옥천소류지를 지나 신라 문무왕 16년에 창건된 옥천사에 들어섰습니다. 사실 연화산이 100명산에 이름을 올린 이유가 여기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등산보다 절 구경이 메인인 산이라는 느낌이랄까요.
대웅전을 통째로 가릴 만큼 높고 웅장하게 지어진 자방루가 인상적이었고,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다는 옥천샘도 볼만했습니다. 청련암에서는 고즈넉한 암자 분위기와 깊이 패인 바위가 오랜 수도의 흔적처럼 느껴졌습니다.
등산로, 경관은 거의 없습니다
연화산은 등산 중에 경관을 거의 보여주지 않는 산으로도 유명합니다. 올라가는 내내 울창한 숲속 길이 이어지는데, 시야가 트이는 구간이 거의 없습니다. 뷰를 기대하고 오면 조금 심심할 수 있어요.
대신 숲이 워낙 울창하다 보니 산새들 소리가 굉장했습니다. 사람 하나 없는 조용한 산길인데 새 소리가 끊이질 않아서 귀가 간지러울 정도였습니다. 무섭지도 심심하지도 않게 해주는 연화산만의 백색소음이랄까요.
남산 정상 표지판에는 "당신의 할배도 이 산을 넘었느니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혼자 피식 웃었습니다.
정상, 드디어 트이는 뷰
연화산 정상에 올라서야 비로소 시야가 열렸습니다. 멀리 쪽빛 바다와 작은 마을, 옥천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카메라 뷰파인더로 들여다보는 것처럼 딱 프레임에 담기는 풍경이었습니다. 올라오는 내내 아무것도 안 보여주다가 정상에서 한 방에 보여주는 스타일의 산입니다.
헬기장과 적멸보궁을 지나 하산했습니다. 울창한 숲이 순식간에 해를 가려버려서 생각보다 빠르게 어둑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솔직한 총평
- 총 소요시간 : 약 3시간
- 총 거리 : 6km
마치며
연화산은 목적이 있어야 오는 산입니다. 100명산 완등, 옥천사 탐방, 조용한 숲속 산행 같은 뚜렷한 이유가 있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산행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볼거리나 즐길거리를 기대하고 오는 관광형 등산으로는 비추입니다. 서울에서 교통편까지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고요.
다만 정상에서 보이는 다도해와 마을 풍경, 옥천사의 고즈넉한 분위기는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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