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등산 후기를 씁니다. 꾸준히 산은 다녔는데 글이 밀리다 보니 어느새 11월 산행 이야기가 됐네요. 11월 마지막 산행은 등산 고수이신 남편 고모부님과 함께 경남 함양 황석산을 다녀왔습니다. 이번엔 일출 산행이었습니다.

황석산 등산 기본 정보
- 위치 : 경상남도 함양군
- 코스 : 사방댐 → 피바위 → 황석산성 → 정상 → 원점회귀
- 소요시간 : 3시간 (휴식 포함 약 3시간 20분)
- 난이도 : 중
- 주차 : 경상남도 함양군 서하면 봉전리 577-1 (공터 주차)
- 화장실 : 없음 (미리 이용 후 방문 권장)
주차장 도착, 별부터 봤습니다
일출 산행이라 새벽에 도착했습니다. 주소를 찍고 오면 공터가 나오는데 여기에 주차하고 올라가면 최단 코스로 산행할 수 있습니다. 화장실이 없으니 오는 길에 미리 해결하고 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공터에 도착해서 고개를 드는 순간 별이 가득했습니다. 수도권에서는 보기 힘든 별들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한참 목이 빠지도록 구경했습니다. 일출 산행의 예상치 못한 보너스였습니다.
등산 코스, 서서히 밝아오는 새벽을 걸으며
일출 시간을 맞춰야 해서 올라가는 동안은 거의 쉬지 않고 걸었습니다. 오랜만에 일출 산행이라 낯선 등산로를 조심조심 발을 디디며 올랐습니다. 주변이 어두워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걷는 것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걷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사방이 서서히 밝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칠흑 같던 산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하늘이 짙은 남색에서 점점 옅어지는 그 과정을 걸으면서 지켜봤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이런 아침을 맞이한다는 게 마음속을 청결하게 씻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일출 산행을 굳이 고집하는 이유가 이런 순간에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다만 새벽 바람과 아침 기온 차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몸이 슬슬 피로해지는 게 느껴졌는데, 이럴 때 꺼내는 게 포도당 캔디입니다. 오래전부터 일출 산행이나 장거리 산행 때 챙기는 저만의 노하우인데, 하나 입에 물고 나면 컨디션이 금방 돌아옵니다. 산행 중 몸이 처지는 느낌이 드신다면 포도당 캔디 한 봉지 챙겨보시길 권합니다.
정상 직전, 예상치 못한 눈
황석산은 정상석 위치가 험해서 안내판으로도 100대 명산 인증이 가능합니다. 그래도 정상은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겠죠. 다 올라가니 정상 부근에 눈이 조금 쌓여 있었습니다. 11월이라 눈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반갑기도 하고, 미끄러울까 봐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지기도 했습니다.
정상에서 본 일출
일출 시간에 딱 맞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사진도 왕창 찍고, 일출 앞에서 인증샷도 왕창 찍었습니다. 추운 새벽에 부지런히 올라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이 맛에 일출 산행을 하는구나 싶은 순간이었습니다. 새벽 바람을 맞으며 올라온 피로가 그 순간만큼은 싹 날아가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산, 올라올 때 몰랐던 경사
하산은 우전마을 방향으로 내려갔습니다. 올라올 때는 어두워서 몰랐는데, 밝아지고 나서 보니 경사가 상당했습니다. 다리가 짧은 저에게는 꽤 벅찬 구간이었고, 미끄러질까 봐 조심조심 내려왔습니다. 어느 정도 내려오고 나서야 겨우 숨을 고를 수 있었습니다.
경사 구간 외에는 돌길이 이어집니다. 무릎에 부담이 올 수 있으니 스틱을 챙겨오시는 걸 권장합니다. 고모부님 스틱까지 빌려서 내려왔습니다.
하산 중에는 올라올 때 어두워서 보지 못했던 황석산성도 제대로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피바위. 황석산성이 함락되자 여인들이 왜적의 칼날에 죽느니 차라리 스스로 바위에 몸을 던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입니다. 바위 크기에 한 번 놀라고, 그 이유를 알고 나서 또 한 번 놀랐습니다. 한참을 멀찍이 바라보다가 평지로 내려왔습니다. 완만한 길을 따라 내려오니 어느새 주차했던 공터에 도착했습니다.
마치며
별이 가득한 새벽 하늘, 서서히 밝아오는 산길, 딱 맞춰 도착한 정상에서 본 일출, 예상치 못했던 눈까지. 일출 시간에 맞춰 올라갈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는데 모든 게 딱 맞아떨어진 산행이었습니다. 고모부님 덕분에 든든하게 다녀온 황석산, 오랜만에 정말 만족스러운 산행이었습니다.
'100대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덕숭산, 비 오는 날 수덕사 품은 충남 100대 명산 (0) | 2026.03.23 |
|---|---|
| 신안 깃대봉 후기, 다도해 너머로 지는 해를 본 날 (0) | 2026.03.20 |
| 도락산 등산후기, 1년마에 재방문 등산스틱 이야기 까지 (0) | 2026.03.19 |
| 계방산 후기, 국내 5번째 고산, 운두령에서 오토캠핑장까지 (0) | 2026.03.18 |
| 강천산 후기 — 매년 찾는 산, 주황색 구름다리, 그리고 구장군폭포 (0) | 2026.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