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행은 설경의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위험 요소들이 많습니다. 낮은 기온, 빙판길, 짧은 일조 시간 등 악조건 속에서도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입니다. 특히 올바른 준비물을 마련하는 것을 넘어서, 장비의 정비와 관리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야말로 위급 상황에서 생명을 지키는 핵심 요소입니다. 아무리 좋은 장비라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입니다.

겨울 등산 장비 점검의 중요성
겨울 산행을 준비할 때 많은 등산객들이 아이젠, 등산 스틱, 헤드랜턴 등 필수 장비를 구비하는 데 집중합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장비들이 실제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헤드랜턴은 겨울철 짧은 낮 시간 때문에 하산 시 필수적인 장비입니다. 해가 일찍 지는 겨울철 특성상 오후 4시 이전 하산을 목표로 해야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늦어질 경우 헤드랜턴이 생명줄이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산행 중 헤드랜턴의 배터리가 방전되어 어두운 산길에서 난처한 상황을 겪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특히 겨울철 저온 환경에서는 배터리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므로, 출발 전 배터리 충전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고 여분의 배터리를 준비해야 합니다. 또한 아이젠의 경우 볼트나 체결 부위가 헐거워져 있지 않은지, 날이 무뎌지지 않았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눈길과 빙판길에서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핵심 장비인 만큼,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낙상 사고로 직결될 수 있습니다.
등산 스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체중을 분산시켜 무릎을 보호하고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을 주는 스틱이 산행 중 갑자기 접히거나 고장 나면 오히려 위험 요소가 됩니다. 특히 하산 시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는 스틱의 역할이 중요한데, 길이 조절 장치나 잠금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사전에 확인하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사고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장비의 정비와 관리는 단순히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서, 각 장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성능을 점검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기능성 의류의 복장 관리와 보온 효과
겨울 산행에서 복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얇은 옷을 여러 겹 레이어링하는 방식은 온도 조절이 쉽고, 옷 사이의 공기층이 보온 효과를 높이기 때문에 겨울 산행의 기본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을 알고 기능성 의류를 구비했다 하더라도, 의류의 기능성이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흡습·속건 기능성 소재의 의류는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배출하여 체온 손실을 막아줍니다. 면 소재는 땀이 마르지 않아 체온을 빼앗으므로 피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능성 의류라도 세탁 방법이 잘못되거나 오래 사용하면 발수 코팅이 벗겨지고 흡습·속건 기능이 저하됩니다. 방풍·방수 겉옷의 경우 더욱 그러한데, 바람과 눈으로부터 체온 손실을 막아주는 핵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저체온증의 위험에 노출됩니다.
실제로 방수 기능이 떨어진 겉옷을 입고 산행했다가 눈이나 비에 젖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출발 전 간단하게라도 물을 뿌려보거나 세제를 이용한 발수 처리가 필요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모자, 장갑, 목도리나 마스크 같은 방한 용품의 경우, 체온의 30~50%가 머리를 통해 빠져나가므로 모자는 필수입니다. 장갑은 보온력이 좋은 손모아장갑이 권장되지만, 이 역시 보온재의 상태가 양호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여벌 양말과 장갑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제대로 포장되어 젖지 않도록 방수 팩에 보관하는 세심함이 필요합니다. 땀이나 눈에 젖었을 때 즉시 교체하여 동상을 예방한다는 원칙도, 여벌이 이미 젖어 있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방수 등산화와 스패츠 역시 눈이 신발 안으로 들어와 동상에 걸리는 것을 막고 발목을 안전하게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방수 기능이 저하되지 않았는지, 지퍼나 벨크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위급 상황 대비와 응급 대처 능력
겨울 산행에서는 위급 상황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생사를 가를 수 있습니다. 일기 예보 및 현장 확인은 출발 전 필수 절차입니다. 산행지의 기온, 바람, 적설량 등 기상 상황을 반드시 확인하고, 폭설이나 강풍 예보 시에는 산행을 연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산의 날씨는 변덕스러우므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한 응급 대처 능력이 필요합니다.
위치 파악 능력은 조난 시 가장 중요한 생존 요소입니다. 등산로에 설치된 산악위치표지판의 번호를 기억하고, 스마트폰 GPS 기능을 활성화하여 조난 시 위치를 정확히 알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하기 쉬운 것이 스마트폰의 배터리 관리입니다. 저온 환경에서 스마트폰 배터리는 급격히 소모되므로, 보온 주머니에 넣어 체온으로 보호하고 보조 배터리를 준비해야 합니다. 보조 배터리 역시 충전 상태를 확인하고, 저온에서도 작동 가능한 제품인지 점검해야 합니다.
통화가 곤란한 지역에서는 119 문자 신고를 활용할 수 있으며, 사진과 영상 첨부가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고 발생 시 체력 소모와 저체온증을 막기 위해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고 사고 지점에서 멈춰 여벌 옷이나 핫팩 등을 이용해 체온 유지에 주력하며 구조를 기다려야 합니다. 따라서 핫팩의 유효기간을 확인하고, 여벌 옷이 실제로 보온 효과가 있는 상태인지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충분한 준비 운동도 필수입니다. 낮은 기온으로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평소보다 2배 이상 충분한 스트레칭을 해야 합니다. 또한 따뜻한 음료와 고열량 간식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한데, 보온병의 보온 성능이 저하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초콜릿, 양갱 등 고열량 비상식량을 챙겨 체력 소모에 대비하되, 유통기한과 보관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나 홀로 산행은 피하고 가급적 2~3명 이상 동행하여 위급 상황 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안전 산행의 기본입니다.
겨울 산행의 안전은 올바른 지식과 철저한 준비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진정한 안전은 준비한 장비와 의류가 실제 상황에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비하고 관리하는 데서 완성됩니다. 베터리 점검, 의류의 기능성 유지, 장비의 작동 상태 확인 등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안전한 산행이 가능할 것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서울산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