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4계절 내내 다니기때문에 각 계절별로 가지고 다녀야 하는 혹은 착용해야하는 장비가 다릅니다. 이번에는 겨울산행에 대한 글을 적어 보려고 합니다.겨울 산은 준비가 전부입니다. 아무리 좋은 장비를 갖춰도 체온 관리를 제대로 못 하면 고생하고, 반대로 장비가 부족해도 준비된 사람은 큰 위기 없이 내려옵니다. 직접 경험하면서 배운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레이어링 — 출발할 때 살짝 춥게 나서야 합니다
겨울 산행에서 옷을 잘 입는다는 건 패션과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기능성 내복(베이스레이어), 경량 패딩(미드레이어), 방풍·방수 겉옷(아우터) 세 겹이 기본입니다. 각 층이 역할이 다르고, 상황에 따라 입고 벗는 것이 핵심입니다.
가장 많이 보이는 실수가 출발할 때부터 다 껴입고 시작하는 겁니다. 등산 초반에 몸이 달궈지면서 땀이 나는데, 이 땀이 나중에 체온을 떨어뜨립니다. 올라갈 때는 살짝 춥다 싶게 출발하고, 몸이 따뜻해지면 미드레이어를 벗어 배낭에 넣는 것이 맞습니다. 능선에 올라 바람이 불거나 쉬는 구간에서는 체온이 떨어지기 전에 바로 다시 입어야 합니다.
함께 간 일행 중에 이걸 모르고 처음부터 두껍게 입고 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오르막에서 땀을 너무 많이 흘리더니 능선에서 오히려 더 힘들어했습니다. 옷을 잘못 입으면 좋은 장비도 소용없다는 걸 옆에서 보면서 다시 느꼈습니다.
가리왕산 겨울 — 아이젠이 산 중턱에서 터졌습니다
가리왕산 정상 코스로 겨울 산행을 갔던 날이 기억납니다. 출발할 때는 눈이 녹은 상태였는데 고도가 올라가면서 달랐습니다. 중턱부터는 눈과 얼음이 그대로 얼어붙어 있었고, 아이젠이 없으면 위험한 구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르는 도중 아이젠이 터져버렸습니다. 자연암벽 등반하다 보면 장비가 갑자기 말썽을 부리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젠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여분 아이젠을 따로 챙기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그냥 내려가기엔 얼음 구간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때 꺼낸 게 폐고무장갑이었습니다. 평소에 오래된 고무장갑 팔목 부분을 가위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비상용으로 챙겨 다닙니다. 그걸 등산화에 씌웠더니 임시 아이젠 역할을 했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얼음 구간에서 미끄러지지 않을 만큼의 마찰력은 충분했습니다.
폐고무장갑 비상 아이젠 만드는 법
준비물은 다 쓴 고무장갑 하나면 됩니다. 팔목 부분을 가위로 5~6cm 정도 잘라내면 링 형태가 됩니다. 이걸 등산화 앞코에 걸쳐 씌우면 얼음판에서 미끄럼을 어느 정도 잡아줍니다. 부피도 거의 없고 무게도 없어서 배낭 주머니에 하나 넣어두면 비상 상황에서 요긴하게 씁니다. 아이젠 대용은 아니지만, 없는 것과 있는 것의 차이는 큽니다.
겨울 산행 필수 장비 정리
아이젠은 경사도에 맞게 선택합니다. 완만한 길엔 6~8발, 급경사엔 10발 이상이 적합합니다. 스틱은 눈길 균형을 잡아주고 하산 시 무릎 부담도 줄여줍니다. 헤드랜턴과 여분 배터리는 비상용으로 필수이고, 겨울엔 배터리 소모가 빠르므로 보조배터리도 챙깁니다. 물은 보온병에 담아 따뜻하게 유지하고, 고열량 간식(에너지바, 견과류, 초콜릿)을 자주 먹으면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출발 전날 기상예보, 기온, 적설량, 등산로 통제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산행 코스와 시간을 가족에게 알려두는 것도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100대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천등산 겨울 산행 후기 - 2코스, 얼어붙은 암릉길 (1) | 2026.01.25 |
|---|---|
| 겨울 산행 준비물2- 장비 점검, 방수 기능 관리, 날씨 급변 대처법 (0) | 2026.01.24 |
| 선운산 고창 할매바위 — 접근성 좋고 초중상급 함께 즐기는 자연암벽장 (1) | 2026.01.23 |
| 선운산 4코스 전체 종주 후기 (가을, 5시간) (1) | 2026.01.23 |
| 등린이가 꼭 알아야 할 등산 준비물 (산림청 교육생이 알려드립니다) (1) | 2026.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