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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명산

천등산 남벽 — 모든 코스를 등반하며 배운 것들

by kgiveroot 2026. 1. 25.

천등산 남벽은 자주 찾는 등반지입니다. 어프로치 1시간을 묵묵히 걸어서 벽 앞에 서는 것부터가 루틴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그 걸음이 익숙해질 만큼 여러 번 찾았고, 결국 남서벽의 모든 코스를 등반해봤습니다. 5피치짜리부터 8피치짜리까지 다양하게 탔습니다.

천등산전경
천등산전경


천등산 남벽의 특징 — 벽 등반 전용

근처 대둔산 암벽등반이 릿지 느낌이라면, 천등산 남벽은 오로지 벽 등반만 하는 곳입니다. 페이스와 크랙이 혼합된 9개 루트가 있고, 곳곳에 캠을 설치해야 하는 크랙이 존재합니다. 인수봉 취나드처럼 긴 크랙은 아니지만, 캠 없이는 등반하기 어려운 구간들이 있습니다.

개념도가 벽 앞에 친절하게 설치되어 있지만, 실제 등반 시 개념도에 표시된 퀵드로우나 캠 개수보다 넉넉히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꺾이는 구간에서 예상보다 더 필요한 경우가 생깁니다.

가장 긴 루트는 맨 우측의 '천등넘어히말가자' 코스로 8피치입니다. 이름 그대로 천등산 남벽에서 훈련하고 히말라야까지 가자는 뜻으로 개척된 루트입니다. 2023년 충남산악연맹 파키스탄 히말라야 원정 상비군이 개척한 4피치짜리 '상비군' 루트도 있는데, 개념도 안내판에는 표시되지 않은 코스입니다.


캠 설치 방향 실수 — 등반 중 추락

여러 번 천등산 남벽을 찾으면서 아찔한 경험도 있었습니다. 캠을 설치할 때 방향이 잘못된 상태에서 등반을 이어갔다가 캠이 빠지면서 추락했습니다. 캠은 하중이 걸리는 방향으로 정확하게 설치해야 합니다. 크랙에 잘 물린 것처럼 보여도 방향이 틀리면 하중이 걸리는 순간 그냥 빠져버립니다.

천등산 남벽처럼 볼트 간격이 넓고 캠을 직접 설치해야 하는 구간이 많은 곳에서는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합니다. 개념도 상 5.8, 5.9 난이도라도 캠 설치와 확보가 제대로 안 되면 위험합니다. 자신의 캠 설치 실력을 과신하지 말고, 설치 후 반드시 방향과 물림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등반 윤리와 환경 보존

천등산 남벽을 찾는 클라이머들은 대체로 등반 윤리를 잘 지킵니다. 쓰레기는 되가져가고, 암벽에 불필요한 훼손을 가하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주말에는 여러 팀이 동시에 등반하므로 안전거리 확보와 의사소통이 중요합니다. 일부 코스는 물길을 건너야 하는 구간도 있어 계절에 따라 통과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천등산 남벽 기본 정보

  • 주차 및 시작지점: 전북 완주군 운주면 금당길 28-9
  • 어프로치: 약 1시간
  • 루트: 총 9개, 2피치~8피치
  • 시즌: 12월 초·중순까지 남벽이라 등반 가능
  • 야영 가능 (물 없음, 직접 지참 필요)
  • 간이화장실 있음
  • 캠 필수 장비 (개념도 표시보다 넉넉히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