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비로봉 코스를 겨울에 다녀왔습니다. 기온은 낮았지만 해가 좋고 바람이 없는 날이었습니다. 온통 흰 눈으로 덮인 설산을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 날이었는데, 겨울 산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같은 날씨였습니다. 능선에서 바람까지 없으니 그냥 그 풍경 속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비로봉 코스 — 상원사에서 출발
상원사 주차장에서 출발해 적멸보궁을 거쳐 비로봉 정상에 오른 뒤 상왕봉을 지나 다시 상원사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입니다. 총 거리 약 13km, 휴식 포함 5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핵심 구간은 적멸보궁에서 비로봉 정상까지 약 1.5km 오르막입니다. 경사가 가파르고 체력 소모가 큰 구간인데, 올라서면 비로봉에서 상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펼쳐집니다. 그날은 눈이 무릎까지 쌓인 구간도 있었지만 바람이 없어서 능선 걷기가 한결 수월했습니다. 날씨 좋은 날 정상에서 360도로 펼쳐지는 백두대간 풍경은 오르막의 고생을 다 잊게 만듭니다.
감기 기운이 있는 날 — 체력 관리가 더 중요했습니다
그날 동료들과 함께 갔는데, 출발 전부터 몸에 감기 기운이 있었습니다. 날씨는 등산하기 딱 좋은 조건이었지만 체력적으로는 평소보다 훨씬 힘들었습니다. 같은 코스도 컨디션에 따라 체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겨울 산행에서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체온 관리가 더욱 중요합니다. 평소보다 땀 조절이 어렵고 체력 소모도 빠르기 때문입니다. 그날은 레이어링에 더 신경 쓰고 휴식 때마다 바로 겉옷을 챙겨 입었습니다.
하산 후 — 사우나로 한기 빼고 고기로 마무리
하산하고 나서 바로 사우나로 직행했습니다. 감기 기운에 겨울 산행까지 하고 나니 몸에 한기가 남아 있었는데, 사우나에서 싹 빼고 나오니 한결 나았습니다. 그다음은 당연히 고기였습니다. 단백질 보충 겸 동료들과 함께하는 하산 후 식사는 산행의 마지막 코스나 다름없습니다. 그날 먹은 고기 맛이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선재길 트레킹 — 초보자에게 적합한 코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약 10km 선재길은 경사가 거의 없는 완만한 계곡길입니다. 아이젠 같은 기본 장비만 갖추면 등산 초보자나 가족 단위 방문객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습니다. 월정사나 상원사 한쪽에서 출발해 반대편에 도착한 뒤 셔틀버스로 돌아오는 방식이 일반적이라 버스 운행 시간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길이 평탄해도 그늘진 계곡 구간은 빙판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젠은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오대산 겨울 산행 준비물
방한모, 넥워머, 방한 장갑은 기본이고 능선 바람에 대비한 바라클라바도 있으면 좋습니다. 아이젠과 스패츠는 필수, 스틱은 하산 시 무릎 부담을 줄여줍니다. 보온병에 따뜻한 물, 초콜릿·에너지바 같은 고열량 간식, 보조배터리와 헤드랜턴도 챙겨야 합니다. 오후 3시 이전 하산 완료를 목표로 일정을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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