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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선인봉 등반 (루트 특징, 암질 감각, 준비 사항)

by kgiveroot 2026. 1. 28.

도봉산 선인봉은 1937년 백령회 김정태, 엄흥섭씨 등이 선인A 루트를 초등반하면서 60여년의 클라이밍 역사를 쌓아온 국내 대표 암장입니다. 높이 약 200m, 폭 500m의 화강암벽에는 총 40여개의 루트가 열려 있으며, 슬랩, 크랙, 침니, 오버행 등 다양한 형태의 등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인수봉보다 경사가 가파르고 독특한 하강 방식을 가진 선인봉은 여전히 많은 클라이머들이 찾는 추억의 암장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도봉산암벽코스개념도
도봉산암벽코스개념도

선인봉 루트 특징과 등반 환경

선인봉은 동쪽을 바라보는 정면과 남쪽을 향하는 남측면으로 구분됩니다. 화강암의 특징인 단단하고 돌기 부분이 잘 발달되어 있어 암벽화의 마찰력을 효과적으로 살릴 수 있습니다. 도봉동 일반버스 19번 종점에서 석굴암자까지 약 40분 정도 소요되며, 야영장과 경찰구조대가 상주하여 안전한 등반 환경을 제공합니다.

선인봉의 가장 큰 특징은 하강 방법이 다른 암장과 다르다는 점입니다. 인수봉은 정상까지 오른 후 하강 포인트로 이동하여 하강하지만, 선인봉은 대부분 루트 중간 부분에서 하강하게 됩니다. 이는 암장의 형태가 넓게 되어 있으며 상단부의 등반성이 떨어지고 정상까지 올라가면 불필요한 시간 낭비가 되기 때문입니다. 각 루트마다 피치의 확보 지점이 하강을 할 수 있도록 튼튼하게 설치되어 있으며, 부분적으로 암장 중단부나 루트 끝부분에 P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루트는 1피치에서 7피치로 구분되며 200여m 되는 루트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인수봉보다 경사가 더 가파르기 때문에 몇 명이 팀을 짜서 루트 등반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힙니다. 1970년대 후반에는 박쥐날개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추락 사고가 발생할 정도로 난이도 높은 루트들이 많았습니다. 당시 클라이머들은 토요일 저녁이면 텐트 속에서 막내길 슬랩, 볼트 대가리 따는 법, 재밍 기술 등에 대해 밤새 이야기를 나누며 소주 됫병을 비우곤 했습니다.

선인봉의 암질 감각과 등반 난이도

선인봉의 암질은 북한산 인수봉과는 결이 다른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강암벽의 단단한 질감과 돌기의 발달 상태가 인수봉과 차별화되기 때문에, 등반 전 바위에서 발을 딛는 감각과 손으로 바위를 잡는 촉감을 충분히 느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각보다 봉우리가 우뚝 서 있기 때문에 등반 시 고소감이나 오감이 더욱 날카롭게 작용하여 심리적 부담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슬랩과 페이스 등반 시에는 볼트가 설치되어 있으나, 크랙을 등반할 때는 푸렌드와 같은 크랙 확보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로프는 50m 2동을 준비해야 하며, 등반 중에 하강자와 등반자가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아 서로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휴일이면 인기 있는 루트의 경우 기다리지 않고는 등반하기 어려울 정도로 붐비기 때문에 시간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합니다.

선인봉은 "인수파"와 "선인파"로 나뉘어 클라이머들이 자존심 싸움을 할 정도로 국내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명성을 가진 암장입니다. 수많은 클라이머들의 세대가 바뀌었지만 선인봉은 여전히 톱 클라이머들을 배출하는 등반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새벽같이 부지런을 떨고 일어나 해장바위를 한답시고 등반에 나섰던 선배 클라이머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으며, 그들이 남긴 취바위라는 별명은 선인봉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잘 보여줍니다.

선인봉 등반 준비 사항과 안전 수칙

선인봉의 다양한 루트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노력, 그리고 체력이 필요합니다. 40여개의 루트 중 대표적이며 인기 있는 루트들은 주말에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평일 등반을 고려하거나 이른 시간에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석굴암자까지 40분간의 접근 시간을 고려하면 등반 전후로 최소 5-6시간 이상의 시간 여유를 확보해야 합니다.

등반 장비는 기본적인 하네스, 헬멧, 확보기구 외에도 루트 특성에 맞는 확보물을 준비해야 합니다. 크랙 등반이 많은 루트의 경우 다양한 사이즈의 푸렌드와 캠을 준비하고, 슬랩 구간에서는 암벽화의 마찰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신발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50m 로프 2동은 필수이며, 여러 피치로 구성된 루트가 많아 팀 등반 시 의사소통 신호를 명확히 정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전을 위해 경찰구조대가 상주하고 있지만, 1970년대 후반 박쥐날개에서 빈번했던 추락 사고의 역사를 기억하며 항상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각 피치의 확보 지점이 튼튼하게 설치되어 있더라도 하강 전 확보물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고, 날씨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특히 화강암 특성상 비가 온 후에는 바위 표면이 매우 미끄러우므로 등반을 자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도봉산 선인봉은 60여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 최고의 암장으로, 다양한 루트와 독특한 암질이 클라이머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등반 전 바위의 감각을 충분히 익히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안전하고 의미 있는 등반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선인봉에서의 등반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선배 클라이머들의 정신을 이어받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