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를 다니다 보면 행동식 종류가 정말 다양합니다. 어떤 분은 사탕만 잔뜩 챙겨오고, 어떤 분은 쌀밥에 김치까지 꺼내놓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꺼낸 행동식을 보고 회원들이 가장 웃었던 게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파는 한입 크기 꿀약과였습니다. 뭐 그런 걸 챙겨왔냐고, 등산이 소풍이냐고 놀렸는데 정작 산 중턱에서 다들 하나씩 집어 먹더니 말이 없어졌습니다.
약과가 행동식으로 좋은 이유가 있습니다. 꿀과 기름, 밀가루로 만들어진 약과는 당과 탄수화물이 빠르게 흡수되면서 혈당을 올려줍니다. 산행 중 에너지가 떨어졌을 때 빠르게 회복시켜주는 데 이만한 가성비 식품이 없습니다. 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고, 부피도 작고, 달아서 먹기도 좋습니다. 겉보기엔 소풍 간식처럼 보여도 행동식으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합니다.

제가 실제로 챙기는 행동식은 세 가지입니다. 꿀약과, M&M 초콜릿, 바나나입니다. 약과는 빠른 당 보충, 초콜릿은 당과 지방을 함께 보충해서 지속력이 있고, 바나나는 칼륨이 풍부해서 근육 경련 예방에 좋습니다. 각각 역할이 다릅니다. 코스 난이도와 산행 시간에 따라 수량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기본 구성은 이 세 가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행동식에서 중요한 건 뭘 먹느냐만큼 언제 먹느냐입니다. 저는 산행 시작 30분 이후부터 약 20분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섭취합니다. 배고프다고 느낄 때 먹는 건 이미 늦습니다. 배고픔을 느끼는 시점에는 이미 혈당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그전에 조금씩 꾸준히 보충하는 게 체력 유지에 훨씬 효과적입니다.

양을 계산할 때는 예상 산행 시간을 기준으로 20분 간격으로 필요한 양을 먼저 계산하고, 거기에 15에서 20퍼센트를 더 챙깁니다. 산에서는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많고, 동행이 행동식을 깜빡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비상 상황을 항상 염두에 두는 겁니다. 남으면 하산 후 먹으면 그만이지만 부족하면 산 위에서 답이 없습니다.
행동식은 비싸고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편의점 약과 한 봉지, 초콜릿 한 봉지, 바나나 두 개. 이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건 제때 꺼내 먹는 습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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