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가까이 등산을 하면서 쌓아온 배낭이 20개가 넘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실제로 산에서 손이 가는 건 결국 정해져 있더라고요. 설악산 울산바위에서 경량 배낭 하나 잘못 골랐다가 일행 전체가 물과 응급약품이 동나는 아찔한 상황을 겪고 나서, 저는 배낭 선택에 대한 기준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배낭 종류별 특징: 전통배낭과 경량배낭의 진짜 차이등산 배낭은 크게 세 가지 흐름으로 나뉩니다. 전통적인 프레임 배낭, 트레일 러닝에서 넘어온 조끼형 경량 배낭, 그리고 두 가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배낭입니다.전통 등산 배낭의 핵심은 토르소(Torso) 사이즈 조절 기능입니다. 여기서 토르소란 어깨 상단부터 허리 벨트가 닿는 골반 상단까지의 등 길이를 말합니다. 이 사이즈에 맞게 배낭을 세팅하면 어깨에만 집중..
암벽등반 사망 사고의 30%가 하강 중 로프 끝 매듭 미비로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저도 인수봉에서 자일이 1m 남짓밖에 안 남은 상태로 하강하다 아찔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날 이후 멀티피치 하강 매듭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로프매듭 하나가 생사를 가른다는 통계암벽등반 커뮤니티에서는 추락 하면 리드 클라이밍 중 폴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망 사고 데이터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해외 등반 안전 교육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등반 중 사망 사고의 약 30%가 하강(rappel) 중에 발생하며, 그중 가장 큰 비중은 로프 끝 매듭을 하지 않아 자일이 하강기에서 빠져나가 추락하는 경우입니다(출처: American Alpine Club, Accidents in ..
솔직히 이 소식을 접했을 때 남 일 같지 않았습니다. 강원 속초시 설악산 울산바위에서 암벽 등반 중이던 50대 4명이 로프를 잃고 절벽에 고립됐고, 그 중 한 명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저도 암벽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린 적이 있어서, 이 사고가 얼마나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압니다. 준비가 생사를 가릅니다. 사고 배경 , 로프 하나가 생사를 갈랐다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추락 충격으로 로프(rope), 즉 암벽 등반 시 추락을 막는 확보용 밧줄이 아래로 떨어진 것입니다. 여기서 로프란 단순한 줄이 아니라, 등반자가 추락했을 때 충격을 흡수하고 이동 경로를 확보하는 생명선을 의미합니다. 이 로프를 잃는 순간 세 명은 그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됐습..
솔직히 저는 매듭이 "대충 묶으면 되는 것"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암벽등반을 시작했을 때 팔자 매듭을 흉내 내듯 해봤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등반 현장에서는 절대 통하지 않는 수준이었습니다. 등반 실수는 용납이 되지만 매듭 실수는 용납이 안 된다는 말이 있을 만큼, 매듭은 암벽등반에서 생명과 직결된 기술입니다. 입문자가 꼭 알아야 할 매듭 3가지를 제대로 정리해봤습니다. 되감기 8자 매듭, 방법은 맞아도 디테일이 틀리면 실격제가 처음 혼자 연습했을 때 딱 이 상황이었습니다. 형태는 팔자처럼 보이는데 막상 강사에게 보여줬더니 "방법은 맞지만 등반의 정석에서는 엑스"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모양만 비슷하게 흉내 낸 것과 실제로 쓸 수 있는 매듭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간격이 있었습니다.되감기 8자 ..
솔직히 저는 처음 감자바위에 갔을 때, 실내 볼더링이랑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자연 바위 앞에 서는 순간,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바로 알았습니다. 벌써 10여 년 전 일인데, 안양예술공원 삼성산 자락에 막 개척되기 시작한 감자바위를 처음 찾았을 때의 그 낯섦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실내와 자연은, 같은 클라이밍이지만 완전히 다른 세계입니다. 감자바위, 어떤 곳인가? 팩트로 보는 자연 볼더링감자바위는 경기도 안양시 안양예술공원 내 삼성산 일대에 위치한 자연 볼더링 명소입니다. 서울 근교에 있어 대중교통 접근이 쉽고, 예전 모락산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은 주말이면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는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종종 듣습니다. 제가 처음 갔던 개척 초기에는 두세 팀 정도만 있..
저도 처음엔 "허가만 받으면 되는 거 아냐?"라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6년 전, 팀원 5명과 함께 설악산 비법정 탐방로 등반 허가를 받고 직접 들어갔다가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너덜길에서 발이 미끄러지던 순간, 함께한 일행 중 한 명이 탈수로 쓰러지던 순간, 그때서야 이 길이 왜 막혀 있는지 온몸으로 이해했습니다. 출입금지 구역, 실제로 들어가 보니 달랐습니다일반적으로 출입금지 구역이라고 하면 행정적으로 막아놓은 곳이라는 인상을 받기 쉽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설악산 비법정 탐방로는 행정 규제 이전에, 지형 자체가 일반 등산객을 거부하는 구간입니다.제가 직접 밟아본 코스는 '4인의 우정길'과 '별을 따는 소녀' 암벽 루트였습니다. 출발 전에는 "등반 허가도 받았고, 팀도 ..